감각적이고 세련된 도시 스타일의 소설을 쓰는 이재현의 첫번째 단편집. 이번 미니 단편집을 통해 작가는 전환기의 한국 사회의 단면을 보여주려 노력한다. 화려하고 향락적인 현대의 서울이란 도시는 실상 패배자, 연쇄 살인범, 범죄, 그리고 일탈의 모습을 몰래 감추고 있다. 작가의 날카로운 눈은 그 도시의 그늘을 향하고, 그의 손에 들린 메스는 그 곪은 상처를 쭉 찢어 놓는다. 그러나 그 아프고, 더러운 상처와 고름은 작가의 아름다운 문체에 녹아서 제시되며, 그 아름다움은 기실 그 상처에서 비롯되는 것임을 부정할 수 없다. 아름다운 슬픔, 서러움, 곧 한이야 말로, 모던한 도시 풍경 속에서도 잊혀지지 않은 우리네 정서다. 도시는 아름답고, 슬프다. 그리고 미래는 불안하다. 불안하고 슬퍼서 아름답다.
영어 강사이이자, 아마추어 언어학자이자, 소프트웨어 아키텍트(쉽게 말하면 웹/앱 개발자)인 저자는 지금은 자바스크립트로 차트를 개발하고 있지만, 여전히 어릴 적부터 가져 온 소설가의 꿈을 버리지 못하고 있다. 그는 소설이란 현재의 기록이며, 따라서 치열하게 오늘을 사는 사람들의 보통 이야기야말로 진정한 소설의 가치라고 믿고 있으며, 그런 보통 이야기들이 '재미있게' 전달되어야 한다는 것도 잊지 않고 있다. 결국 오늘의 얘기를 재미있게 전달하는 것으로 자신의 소설쓰기의 목표로 삼고 있는 그가 2004년부터 2008년까지 많은 단편들을 블로그에 연재했는데, 그 중 가장 호응이 높았던 여섯 편을 여기에 소개하고자 한다. 작가의 이메일은 jhlee2603@naver.com이며, 페이스북은 http://www.facebook.com/jaehyun.lee.1481 트위터는 @javascriptking 이다.